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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코치가 경기 중 그라운드에 난입해 심판의 가슴을 밀쳤습니다. 상대는 열 살짜리 아이들이 뛰는 경기장이었습니다. 저는 이 사건을 접했을 때 황당함보다 씁쓸함이 먼저 밀려왔습니다. 어른들이 먼저 흔들리면 아이들은 그 흔들림을 그대로 흡수합니다. 유소년 축구 현장에서 제가 반복해서 목격해온 현실이기도 합니다.
코치 행동: 경기장 난입과 심판 폭행의 전말
2026년 3월 15일, 충북 보은군에서 열린 제30회 리틀K 전국유소년축구대회 보은(춘계)에서 사건이 터졌습니다. 11세 이하 팀들이 맞붙은 경기였습니다. 양 팀 선수들 사이에 거친 몸싸움이 이어졌고, 심판이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코치 한 명이 경기장으로 들어왔습니다. 대회 규정상 경기 중 그라운드 진입은 감독과 코치 모두에게 금지된 행위입니다.
그런데 두 번째 코치까지 그라운드에 난입했습니다. 이 코치는 심판에게 위협적으로 고함을 지르는 것도 모자라 심판의 가슴을 밀치는 이른바 '핸즈온(Hands-on)' 행위, 즉 신체 접촉을 통한 위협까지 저질렀습니다. 핸즈온이란 상대방의 신체에 직접 손을 대어 위협하거나 제압하려는 행동으로, 스포츠 현장에서는 퇴장 사유이자 징계 대상이 되는 중대한 위반입니다.
분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달아올랐고, 결국 경기 중 한 어린 선수가 상대에게 날아차기를 하는 장면까지 나왔습니다. 해당 장면은 현장 관계자가 촬영해 온라인에 공개했고, 빠르게 퍼지며 논란이 됐습니다. 대회를 주최한 한국유소년축구교육원은 심판에게 위협을 가한 코치 등에 대해 상반기 출전금지를 포함한 징계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출처: 머니투데이).
저는 유소년 경기에서 어른의 감정이 격해지는 순간을 여러 번 봐왔습니다. 그때마다 느끼는 건 한 가지입니다. 어른이 먼저 선을 넘으면, 아이들은 그 선이 어디인지 배우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 대회명: 제30회 리틀K 전국유소년축구대회 보은(춘계)
- 사건 일시: 2026년 3월 15일, 11세 이하 팀 경기
- 위반 내용: 코치 2명 그라운드 무단 난입, 심판 신체 위협(핸즈온)
- 파생 결과: 선수의 날아차기 반칙, 부상 위험 반칙 발생
- 주최 측 대응: 상반기 출전금지 등 징계 검토 중
페어플레이: 아이들은 어른이 보여주는 대로 배웁니다
유소년 스포츠 교육에서 페어플레이(Fair Play)는 단순히 반칙을 하지 말라는 규칙이 아닙니다. 여기서 페어플레이란 경기 결과와 무관하게 상대방·심판·규칙을 존중하는 태도 전반을 가리킵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오래전부터 페어플레이를 경기력과 동등한 가치로 다루며, 대회 운영 지침에 명시하고 있습니다(출처: FIFA 공식 사이트).
제가 직접 유소년 경기를 지켜보면서 느낀 건, 아이들은 지도자의 '말'보다 지도자의 '반응'을 더 빠르게 흡수한다는 점입니다. 판정이 불리하게 났을 때 코치가 심판 쪽으로 달려가 고함을 치면, 그 경기에서 아이들의 반칙 횟수는 눈에 띄게 올라갑니다. 반대로 코치가 자리를 지키며 침착하게 대응하면, 선수들도 훨씬 안정적인 플레이를 이어갑니다. 제 경험상 이건 우연이 아닙니다.
이번 사건에서 어린 선수가 상대에게 날아차기를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힙니다. 코치가 이미 흥분해서 경기장으로 뛰어들었고, 그 분위기 속에서 아이가 감정을 억제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선수 개인의 행동도 잘못된 것입니다. 하지만 그 행동을 유발한 구조적 맥락을 함께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유소년 대회에서 이 정도 수위의 사건이 일어났는데도 현장에서 즉각적인 제지나 경기 중단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 더 걱정됩니다. 심판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현장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문이 남습니다.
인성교육: 유소년 축구에서 진짜 가르쳐야 할 것
유소년 스포츠에서 '인성교육'이라는 말이 자주 나옵니다. 한국유소년축구교육원 역시 이번 사건 이후 "유소년 축구에선 실력뿐 아니라 인성 교육도 중요한 요소"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저는 인성교육이라는 개념이 종종 선수에게만 향한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정작 교육이 필요한 대상은 아이들만이 아닙니다.
스포츠심리학에서는 '사회학습이론(Social Learning Theory)'을 통해 어린 선수들이 주변 성인의 행동 모델을 관찰하고 모방하는 방식으로 스포츠 규범을 내재화한다고 설명합니다. 여기서 사회학습이론이란 인간이 직접 경험하지 않더라도 타인의 행동을 관찰하는 것만으로 태도와 행동을 학습할 수 있다는 이론으로, 특히 발달 단계에 있는 아동에게 그 영향이 크게 나타납니다. 코치가 심판을 위협하는 장면을 목격한 아이들이 그 행동을 '허용된 행동'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생기는 것입니다.
제가 현장에서 지도하면서 가장 신경 쓰는 순간은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입니다. 판정이 억울하게 느껴지거나 상대가 거칠게 나올 때, 제가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그날 경기보다 훨씬 오래 아이들의 기억에 남습니다. 제 경우엔 일부러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편입니다. 그게 단순한 자기 절제가 아니라, 아이들한테 보내는 신호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건에서 주최 측이 징계를 검토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입니다. 하지만 징계로 끝나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지도자 자격 부여 과정에서 감정 조절 역량을 검증하는 절차가 있는지, 대회 운영 중 현장 대응 매뉴얼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지, 그 구조를 함께 점검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도자 역할: 이기는 방법보다 먼저 가르쳐야 할 것
유소년 축구에서 지도자의 역할을 어디까지로 볼 것이냐는 질문은 꽤 오래된 논쟁입니다. 성과 중심으로 바라보면 지도자는 전술을 가르치고 경기를 이끄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발달 중심으로 접근하면, 지도자는 아이들이 스포츠를 통해 어떤 사람이 될지를 함께 만들어가는 사람입니다. 저는 후자가 유소년 단계에서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포츠 교육 분야에서는 '긍정적 코칭(Positive Coaching)'이라는 접근법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긍정적 코칭이란 승리보다 선수의 내적 성장과 자기 효능감을 우선시하며, 실수와 패배를 학습의 기회로 전환하는 지도 철학을 말합니다. 미국의 비영리 스포츠 교육기관인 Positive Coaching Alliance(PCA)가 이 개념을 체계화해 학교 스포츠 현장에 보급하고 있습니다. 이 철학의 핵심은 '지도자가 먼저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제가 직접 아이들을 지도해봤는데, 경기에서 진 날 코치가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다음 훈련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꿉니다. 판정 탓을 하거나 상대 팀을 비난하면 아이들도 그 방식으로 패배를 소화합니다. 반면 "오늘 우리가 더 잘할 수 있었던 순간이 어디였는지 생각해보자"라고 물으면, 아이들은 자기 플레이를 돌아보기 시작합니다. 이게 결국 다음 경기를 더 잘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이번 사건이 단순히 충동적인 코치 한 명의 문제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유소년 축구 현장에서 '이겨야 한다'는 압박이 지도자에게 어떻게 전달되고 있는지, 그 구조가 이번 사건과 무관하지 않다고 봅니다. 학부모의 과도한 기대, 성적 중심의 대회 문화, 코치 개인에게 쏠리는 결과 책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번 사건에서 코치는 실제로 처벌받나요?
A. 대회 주최 기관인 한국유소년축구교육원이 그라운드에 난입해 심판을 위협한 코치에 대해 상반기 출전금지 등 징계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징계 수위와 처분 결과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향후 대한축구협회 등 상위 기관의 추가 조치 여부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Q. 유소년 대회에서 코치가 경기 중 그라운드에 들어가는 게 원래 금지인가요?
A. 네, 대회 규정상 경기 중 감독과 코치는 그라운드 내에 진입할 수 없습니다. 경기 중 지도자의 그라운드 진입은 그 자체로 규정 위반입니다. 이번 사건에서는 두 명의 코치가 이 규정을 어기고 경기장 안으로 들어왔다는 점에서 규정 위반이 명확합니다.
Q. 리틀K 전국유소년축구대회는 어떤 대회인가요?
A. 한국유소년축구교육원이 주최하는 전국 규모의 유소년 축구 대회입니다. 이번 대회는 30회째를 맞은 춘계 대회로, 9세 이하부터 12세 이하 팀까지 참가했습니다. 충북 보은군에서 2026년 3월 14~15일 이틀간 개최됐습니다.
Q. 유소년 축구 지도자가 갖춰야 할 자질이 따로 있나요?
A. 기술적인 지도 능력 외에도 감정 조절 역량과 선수의 발달 단계에 맞는 소통 능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스포츠심리학의 사회학습이론에 따르면 어린 선수들은 지도자의 행동을 관찰하며 스포츠 규범을 내재화합니다. 그 때문에 지도자 자신의 태도와 언어가 훈련 내용만큼 중요한 교육 도구가 됩니다.
결론
이번 사건을 보면서 제가 가장 오래 생각한 건 '아이들이 그 장면을 보며 무엇을 배웠을까'입니다. 코치가 심판에게 손찌검하는 장면, 어른들이 흥분해서 경기장을 뒤흔드는 장면, 그리고 아무도 즉시 제지하지 않는 현장. 그 모든 것이 어린 선수들에게는 '이렇게 해도 된다'는 신호로 읽혔을 가능성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징계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유소년 축구 현장에서 어른들이 어떤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지, 지도자 교육 과정에서 감정 조절과 페어플레이 철학이 얼마나 비중 있게 다뤄지는지 구조적으로 점검할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경기장에서 아이들이 보고 배우는 것은 골을 넣는 방법만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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