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한동안 유스 출신 선수를 볼 때 첫 시즌 골 수부터 먼저 찾았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선수들을 직접 지도해보니 그 숫자가 얼마나 단편적인지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올 시즌 K리그 유스 출신 영건 5명의 기록을 들여다보면서, 제가 오랫동안 잘못 보고 있었던 부분이 무엇인지 함께 짚어보려 합니다.유스 시스템, 프로의 발판이 되기까지K리그 구단들이 유스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기 시작한 건 2010년대 초반부터입니다. 여기서 유스 시스템이란 구단 직속 초·중·고 팀을 운영하며 선수를 어린 시절부터 구단 색깔에 맞게 키우는 구조를 말합니다. 단순히 좋은 선수를 스카우트하는 게 아니라, 구단의 전술 철학을 어릴 때부터 체득시킨다는 점에서 유럽 명문 클럽의 아카데미 모델과 같은 개념입니다.제가 유소년 ..
우승 트로피를 가장 많이 든 감독이 가장 좋은 지도자일까요? 제가 유소년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가장 오래 붙들었던 질문이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성적과 성장 사이에서 어느 쪽에 기준을 둬야 하는지,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고 나서야 비로소 제 나름의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같은 감독, 왜 매년 성적이 달라지는가지도자가 바뀌지 않았는데 성적이 오르내린다면, 우리는 무엇을 의심해야 할까요. 대부분은 감독의 능력을 먼저 따집니다. 하지만 제가 직접 지도해보니 그 대답은 훨씬 복잡했습니다.유소년 축구에서 팀 성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 중 하나는 선수 구성입니다. 해마다 만나는 선수들의 신체 발달 속도, 게임 이해력, 멘탈 성숙도가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중학교 연령대에서는 바이오 밴딩(bio-band..
2026년 9월, 용인FC가 스페인 명문 세비야FC와 유소년 육성·지도자 교육·데이터 관리 전반에 걸친 우호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협약서에 담긴 내용이 현장에서 어떻게 살아남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소년 선수들을 직접 지도해온 입장에서, 이 협약이 단순한 이름값 이상의 무언가를 남겨줄 수 있을지 솔직하게 짚어봤습니다.유소년 육성, 왜 환경이 선수를 바꾸는가유소년 선수를 지도하다 보면 이런 장면을 자주 목격합니다. 같은 드릴을 반복하던 선수가 낯선 훈련 환경에 노출되는 순간, 갑자기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기 시작하는 장면입니다. 저도 처음엔 이게 우연이라고 생각했는데, 반복해서 겪다 보니 환경 자체가 선수의 사고를 바꾼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습니다.이번 용인FC U18 선수단이 세비야 현지에서 트레이..
훈련장에서 드리블도 잘하고 패스 연결도 매끄러운데, 막상 경기에 들어가면 어딘가 한 박자씩 늦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저도 처음 유소년 선수들을 지도하기 시작했을 때 이 장면이 너무 익숙했습니다. 기술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공을 받기 전에 머리가 먼저 움직이지 않는 것, 즉 축구 지능의 차이였습니다.판단력이 기술보다 먼저다, 축구 지능이란 무엇인가제가 훈련 중에 자주 쓰는 말이 있습니다. "발보다 눈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는 말입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무슨 뜻인지 잘 모르지만, 몇 달 지나면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합니다.축구 지능이란 경기 중 '지금 어떤 선택이 가장 좋은가'를 순간적으로 판단하는 인지 능력입니다. 여기서 인지 능력이란 공간 인지, 상황 판단, 의사결정 속도를 통합한 복합적인 두뇌 처리 ..
솔직히 저는 처음 유소년 축구 지도자를 시작했을 때, 실력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훈련 프로그램을 잘 짜고, 아이들을 잘 가르치면 그게 전부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직접 겪어보니 전혀 달랐습니다. 부모가 클럽에 아이를 맡기는 것은 실력에 대한 기대만이 아니라, 지도자와 클럽 전체에 대한 신뢰를 전제로 한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신뢰 — 지도자가 가장 먼저 쌓아야 할 것유소년 축구 현장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다 보면, 초반에 가장 많이 신경 쓰는 것이 훈련 구성과 전술 지도입니다. 포지셔닝(Positioning), 그러니까 선수가 공의 위치와 팀 전체 흐름에 따라 최적의 자리를 찾는 개념을 어린 선수들에게 어떻게 설명할지, 프레싱(Pressing), 즉 상대 공격을 조직적으로 막기 위..
성인 코치가 경기 중 그라운드에 난입해 심판의 가슴을 밀쳤습니다. 상대는 열 살짜리 아이들이 뛰는 경기장이었습니다. 저는 이 사건을 접했을 때 황당함보다 씁쓸함이 먼저 밀려왔습니다. 어른들이 먼저 흔들리면 아이들은 그 흔들림을 그대로 흡수합니다. 유소년 축구 현장에서 제가 반복해서 목격해온 현실이기도 합니다.코치 행동: 경기장 난입과 심판 폭행의 전말2026년 3월 15일, 충북 보은군에서 열린 제30회 리틀K 전국유소년축구대회 보은(춘계)에서 사건이 터졌습니다. 11세 이하 팀들이 맞붙은 경기였습니다. 양 팀 선수들 사이에 거친 몸싸움이 이어졌고, 심판이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코치 한 명이 경기장으로 들어왔습니다. 대회 규정상 경기 중 그라운드 진입은 감독과 코치 모두에게 금지된 행위입니다.그런데 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