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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용인FC가 스페인 명문 세비야FC와 유소년 육성·지도자 교육·데이터 관리 전반에 걸친 우호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협약서에 담긴 내용이 현장에서 어떻게 살아남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소년 선수들을 직접 지도해온 입장에서, 이 협약이 단순한 이름값 이상의 무언가를 남겨줄 수 있을지 솔직하게 짚어봤습니다.
유소년 육성, 왜 환경이 선수를 바꾸는가
유소년 선수를 지도하다 보면 이런 장면을 자주 목격합니다. 같은 드릴을 반복하던 선수가 낯선 훈련 환경에 노출되는 순간, 갑자기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기 시작하는 장면입니다. 저도 처음엔 이게 우연이라고 생각했는데, 반복해서 겪다 보니 환경 자체가 선수의 사고를 바꾼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습니다.
이번 용인FC U18 선수단이 세비야 현지에서 트레이닝 스테이지(Training Stage)를 소화하고 있다는 소식이 눈에 들어온 것도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여기서 트레이닝 스테이지란 특정 기간 동안 상대 구단의 훈련 시설과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하는 단기 연수 과정을 의미합니다. 단순히 스페인 땅을 밟아봤다는 경험이 아니라, 유럽 클럽이 선수를 어떻게 대하고, 훈련을 어떤 방식으로 설계하는지를 몸으로 익히는 과정입니다.
유소년 시기에는 당장의 경기 결과보다 선수가 어떤 방향으로 성장해야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협약이 단순 교류 방문이 아니라, 실제 훈련 일정 안에 녹아 있다는 점은 분명히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것만으로 선수가 달라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어떤 자극을 받았느냐보다 그 자극이 귀국 후 훈련에 어떻게 연결되느냐가 결국 핵심이니까요.
지도자 교육이 빠지면 협약은 반쪽이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해외 구단 협약 소식에서 선수 육성 얘기가 나오는 건 흔한 일인데, 이번 협약에는 코칭스태프의 온·오프라인 전문 교육 과정 참여가 명시적으로 포함돼 있었습니다. 지도자 교육이 협약 조항 안에 들어간다는 건, 현장 입장에서는 꽤 의미 있는 구조입니다.
제가 직접 지도자 연수에 참여해봤을 때 느낀 건, 좋은 시스템을 배우는 것보다 그 시스템의 배경, 즉 '왜 이렇게 훈련하는가'를 이해하는 과정이 훨씬 오래 걸린다는 점입니다. 기술은 눈으로 따라 할 수 있어도, 선수를 대하는 관점과 철학은 쉽게 옮겨붙지 않습니다. 그래서 세비야FC의 온·오프라인 교육 과정이 단순 시연 수준을 넘어 지도자들이 질문하고 적용해보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봅니다.
스포츠 디렉팅(Sports Directing)이라는 개념도 이번 협약에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입니다. 스포츠 디렉팅이란 선수 발굴부터 육성 경로, 계약 전략까지 구단의 스포츠 운영 전반을 체계적으로 기획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말합니다. 이동국 테크니컬 디렉터를 중심으로 세비야의 이 운영 노하우를 흡수하겠다는 것인데, 현장에서 오랫동안 코치를 해온 사람으로서는 이 부분이 제대로 정착된다면 선수 개개인의 성장 경로가 훨씬 정교하게 설계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시스템을 배운다고 바로 적용되지는 않는다는 것도 경험상 잘 알고 있습니다.
데이터와 기록 관리, 한국 유소년 축구의 숙제
이번 협약에서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주목한 항목은 데이터 축적 및 기록 관리 분야입니다. 선수 육성이나 지도자 교육에 비해 덜 주목받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선수를 오래 지켜본 입장에서는 이 부분이 한국 유소년 축구의 구조적 약점 중 하나라고 느껴왔습니다.
퍼포먼스 데이터(Performance Data)라고 하면 선수의 경기·훈련 중 신체 수치, 기술 통계, 판단 패턴 등을 수집·분석한 정보를 말합니다. 유럽 상위 클럽들은 이 데이터를 수년 치 쌓아두고 선수의 성장 곡선을 추적하면서 육성 경로를 조정합니다. 반면 제가 경험한 국내 유소년 환경에서는 선수가 팀을 옮기거나 학년이 바뀌면 이전 데이터가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새로운 지도자가 처음부터 다시 파악하는 구조가 반복되는 것입니다.
세비야FC는 유럽 내에서도 선수 영입과 육성에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으로 정평이 나 있는 구단입니다(출처: 세비야FC 공식 홈페이지). 이 구단의 기록 관리 노하우가 용인FC에 실질적으로 이식된다면, 선수 한 명의 성장 이력이 유소년부터 프로까지 끊기지 않고 연결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물론 이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고, 실제로 정착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의지가 필요합니다.
- 퍼포먼스 데이터(Performance Data): 경기·훈련 중 수집한 선수의 신체·기술·판단 관련 수치 정보
- 기록 연속성: 선수가 팀·학년을 이동해도 육성 데이터가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구조
-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지도자의 경험적 판단과 수치 분석을 함께 활용해 육성 방향을 설계하는 방식
시스템 정착, '세비야와 협약했다'는 타이틀만으론 부족하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이 협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해외 명문 구단과 우호 협약을 맺으면 자연스럽게 그 구단의 수준이 옮겨온다고 보는 시각 말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유소년 축구 현장에서 지도하다 보면, 새로운 해외 프로그램이 소개될 때 처음엔 관심이 집중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흐지부지되는 경우를 여러 번 봐왔습니다. 이유는 대부분 비슷합니다. 시스템은 가져왔는데, 그것을 우리 현실에 맞게 적용하는 사람과 구조가 준비되지 않은 것입니다. 스페인의 훈련 방식이나 데이터 운용 체계를 그대로 이식한다고 해서 우리 선수에게 똑같은 결과가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이번 협약의 유효 기간은 2027년 9월까지입니다(출처: 뉴시스). 약 1년이라는 기간 안에 지도자 역량 강화(Coaching Development)가 실제 훈련 방식에 얼마나 스며드는지, 그리고 데이터와 기록 관리 시스템이 현장에 얼마나 뿌리를 내리는지가 이 협약의 실질적인 성과를 가릅니다. 여기서 코칭 디벨롭먼트(Coaching Development)란 지도자가 전술 이해, 선수 소통, 훈련 설계 등 현장 역량을 체계적으로 키워나가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라는 의견도 있지만, 저는 단기 성과를 기대하기보다 3~5년 뒤 용인FC 유소년 출신 선수들의 성장 경로가 이전과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봐야 진짜 평가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협약의 이름보다 그 협약이 만들어낸 훈련과 선수의 변화가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용인FC와 세비야FC 협약,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포함돼 있나요?
A. 2027년 9월까지 유소년 선수 육성, 지도자 역량 강화 교육, 스포츠 디렉팅, 연구개발(R&D) 네 가지 분야에서 협력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선수뿐 아니라 코칭스태프도 세비야의 온·오프라인 교육 과정에 참여하게 됩니다. 이 구조가 현장에 실질적으로 연결되는지를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Q. 용인FC U18 선수들이 스페인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는데 실제로 효과가 있을까요?
A. 새로운 환경에서의 훈련이 선수의 자기 판단력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라는 건 현장에서 자주 확인되는 부분입니다. 다만 스페인에서의 경험이 귀국 후 국내 훈련에 어떻게 연결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단기 체험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구단 내 지속적인 후속 시스템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Q. 유소년 축구에서 데이터 관리가 왜 중요한가요?
A. 선수가 팀이나 학년을 이동할 때 기존 데이터가 끊기는 문제가 한국 유소년 축구에서 반복되어 왔습니다. 퍼포먼스 데이터가 연속성 있게 축적되면 지도자가 선수의 성장 흐름을 파악하고 육성 방향을 조정하는 데 훨씬 정교한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유럽 클럽들이 이 방식으로 선수 가치를 끌어올려온 사례는 이미 여럿 있습니다.
Q. 이번 협약이 이전의 해외 구단 교류와 다른 점이 있나요?
A. 단순 친선 방문이나 경기 교류가 아니라, 지도자 교육·스포츠 디렉팅·데이터 관리까지 구단 운영 전반을 포함한다는 점에서 구조적으로는 차별화된 협약입니다. 다만 과거에도 좋은 시스템을 들여왔다가 현장 적용 단계에서 흐지부지된 사례들이 있었던 만큼, 이번에는 지속성과 실행력이 진짜 차이를 만들 것이라고 봅니다.
결론
용인FC와 세비야FC의 협약을 두고 기대와 신중함이 공존하는 건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경험상 좋은 시스템보다 그것을 현장에 맞게 뿌리내리는 과정이 훨씬 어렵고, 그 과정에서 포기하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이번 협약이 유소년 선수들에게 진짜 의미 있는 변화로 이어지려면 협약서의 내용이 실제 훈련 현장과 지도자의 일상에까지 연결되어야 합니다. 1~2년 후 용인FC 유소년 선수들의 경기 방식이나 지도자들의 훈련 설계가 달라졌는지, 그게 이 협약을 평가하는 가장 솔직한 기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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